“할머니, 할아버지도 스마트폰 쓸 수 있어요”… 세대 간 소통 다리 역할
“선생님, 틱톡은 뭔데요?”
북천구에 혼자 사는 박영숙(78) 할머니의 질문에 해동대 3학년 이지훈(21) 학생이 차근차근 설명한다. 매주 토요일 오후, 용궁포 각 구 경로당에서 벌어지는 풍경이다.
👥 프로그램 개요
‘할머니 할아버지 IT교실’
- 시작: 2022년 3월 (3년째 운영)
- 참여 학생: 해동대 컴퓨터공학과, 사회복지학과 학생 25명
- 수강 어르신: 65세 이상 독거노인 40명
- 장소: 6개 구 경로당 순회 (북천구, 해월구, 용왕대구, 서봉구, 송림구, 동산구)
- 시간: 매주 토요일 오후 2-4시
지역별 교육 현장
북천구 어촌마을 경로당 전통 어촌 마을인 북천구에서는 주로 어업에 종사했던 어르신들이 참여한다. “손자가 서울에 있는데 영상통화 하고 싶어요”라는 요청이 많다.
해월구 섬마을 순회 해월구 섬 지역은 배를 타고 가야 해서 월 1회 집중 교육을 진행한다. 육지와 떨어져 있어 가족과의 소통 욕구가 특히 크다.
용왕대구 전통마을 600년 역사의 해녀 마을에서는 전통 문화를 젊은 세대에게 전하고 싶어하는 어르신들이 많다. “우리 문화를 영상으로 남기고 싶다”는 분들이 늘고 있다.
서봉구 항만지역 항만 노동자였던 어르신들이 주로 참여한다. 신체적으로 힘든 일을 했던 분들이라 스마트폰 조작이 어려워 더 세심한 지도가 필요하다.
💬 현장 인터뷰
Q&A: 참여 학생들
Q. 왜 이 봉사를 시작했나요? 이지훈 학생 (컴공 3년): “금정구에서 자라면서 우리 동네 어르신들이 디지털 소외되는 걸 봤어요. 해동대 전통이 지역사회 참여잖아요.”
김서연 학생 (사복 2년): “처음엔 전공 봉사시간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할머니들 만나는 게 정말 즐거워요. 용궁포 방언도 배우고 있어요.”
Q. 어려운 점은? 박민준 학생 (컴공 4년): “같은 걸 10번도 설명해야 해요. (웃음) 특히 북천구나 해월구 어르신들은 사투리가 심해서 소통이 어려울 때도 있어요.”
다문화 확장 프로그램
최근에는 남항구 외국인 노동자 가족들도 참여하고 있다. 방글라데시 출신 하산(45) 씨는 “아내가 한국 생활 적응하려면 스마트폰을 써야 한다”며 참여를 신청했다.
우즈베크 출신 노동자 가족들을 위해 간단한 통역도 제공한다. 남항구에는 2만8천명의 외국인이 거주하고 있어 프로그램 확대를 검토 중이다.
📱 인기 교육 내용
TOP 5 수업 주제
- 카카오톡 사용법 (메시지, 사진 보내기)
- 전화 걸기/받기 (스마트폰 기본 기능)
- 인터넷 검색 (날씨, 뉴스 찾기)
- 사진 찍기 (갤러리 관리)
- YouTube 보기 (트로트, 드라마 감상)
지역별 특화 교육
- 용왕대구: 해녀 문화 영상 촬영 및 편집
- 북천구: 어업 정보 검색 (날씨, 어황 정보)
- 서봉구: 건강 정보 찾기 (병원 예약, 복지 정보)
- 해월구: 육지 가족과 화상통화
👵 어르신들의 변화
구분 | 수강 전 | 수강 후 |
---|---|---|
스마트폰 사용 시간 | 하루 10분 | 하루 2시간 |
가족과 연락 빈도 | 주 1회 | 주 4-5회 |
인터넷 정보 검색 | 불가능 | 기본 검색 가능 |
사진/동영상 촬영 | 불가능 | 기본 촬영 가능 |
어르신 수강 후기
박영숙 할머니 (78세, 북천구) “처음엔 무서웠는데 학생들이 친절하게 가르쳐줘서 이제 손자랑 카톡해요. 바다에서 찍은 사진도 보내고… 정말 신기해요.”
최정순 할아버지 (72세, 용왕대구)
“YouTube에서 옛날 노래 들을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젊은 친구들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봤습니다.”
김순자 할머니 (76세, 서봉구) “병원 예약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어서 편해졌어요. 자식들 도움 안 받고도 살 수 있겠어요.”
📈 성과와 확산
3년간 누적 성과
- 수강 어르신: 총 120명
- 참여 학생: 총 80명
- 교육 시간: 누적 480시간
- 수료율: 85% (102명 수료)
타 지역 벤치마킹 창원시, 진주시에서 용궁포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해 비슷한 사업을 시작했다. 해동대 사회복지학과는 이 프로그램을 ‘지역 공동체 회복 모델’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대학의 사회참여 전통
해동대는 1960년대부터 지역사회 참여 전통이 강하다. 1980년대 민주화 운동, 1990년대 환경 보전 운동에 이어 2020년대에는 디지털 격차 해소에 앞장서고 있다.
대학 총학생회 관계자는 “용궁포 지역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해동대 학생의 사명”이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사회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지속가능성과 과제
하지만 과제도 있다. 학생들이 졸업하면 새로 교육해야 하고, 어르신들 수준 차이도 크다. 특히 외곽 지역인 해월구, 북천구는 교통 접근성이 어려워 정기적 방문이 힘들다.
해결 방안
- 선배가 후배에게 노하우 전수하는 시스템 구축
- 수준별 반 편성 (초급/중급/고급)
- 졸업생들의 멘토 역할 지속 참여
- 구별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교육
💭 기대 효과
사회복지학과 김사회 교수 의견 “단순한 IT교육을 넘어 세대 간, 지역 간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급속한 개발 압박을 받는 용궁포에서 공동체 유대감 회복에 기여하고 있다.”
용궁포시 복지과 관계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이 이렇게 의미있게 발전한 것이 놀랍다. 시에서도 교통비, 교재비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지훈 학생은 “할머니들이 스마트폰 쓰시는 걸 보면 정말 뿌듯하다”며 “졸업해도 계속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은 봉사에서 시작된 프로그램이 급변하는 용궁포에서 전통과 현대를 잇는 소중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